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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 정유정

악의 성장 드라마

종의 기원 표지|150

Notes

약을 끊고 자의로 발작 증상을 느끼고 잠에서 깬 유진은 거실에서 목이 거의 잘린 채 사망한 어머니를 발견한다. 내 예상대로 유진은 사이코패스였고 어머니와 정신과 의사인 이모의 통제 하에서 약으로 증상을 억누르다가 엄마, 이모, 친구를 살해한다. 물론 유아기에 형도 살해했다. 악의 성장드라마다.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갔지만 딱히 느낀 바는 없다. 그저 인간의 기능적 결함의 극단적인 사례를 보았다, 는 정도.

세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생존하는 법과 더불어 기다리는 법을 배운다. 먹는 법과 먹을 수 있을 때까지 굶는 법을 동시에 터득하는 것이다. 오로지 인간만 굶는 법을 배우지 못한 생물이었다. 오만 가지 것을 먹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먹으며, 매일 매 순간 먹는 이야기에 열광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 먹을 것을 향한 저 광기는 포식 포르노와 딱히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인간은 이 지상의 생명체 중 자기 욕망에 대해 가장 참을성이 없는 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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