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빛 - 미야모토 테루
幻の光
Notes
네 편의 작품 등장인물 모두 상실을 경험했다. 가까운 가족부터 과거에 묻혀있던 친구까지. 우리는 의외로 우리가 진정으로 무엇을 잃었는지를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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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 유미코는 전남편이 자살한 후 재혼하여 소소기의 해변 마을로 내려왔다. 아무런 전조도 없이 철로에서 죽어버린 남편의 뒷모습을 쫓으며, 그가 왜 자살해야만 했는지 끊임없이 그에게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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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벚꽃: 아야코는 사고로 아들을 잃고 남편과도 이혼한 후 혼자 살고 있다. 어느 날 빈방에 신혼부부를 묵게 해준다. 그날 밤, 희망에 찬 신혼부부의 창밖과, 오랜 상실감에 무뎌진 아야코의 창밖에 똑같이 벚꽃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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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내연녀 요코와의 약속 장소로 가던 중, 곤스케는 고등학교 동창에게서 란도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학창 시절 란도는 별다른 친분이 없었음에도 여자를 만날 때마다 곤스케를 대동하곤 했다. 그가 여자와 관계를 갖는 동안 밖에서 기다리던 곤스케는 날아오르는 박쥐 떼를 본다. 곤스케는 자신을 유혹하는 요코의 표정이, 그때 란도와 함께 있던 여자아이의 표정과 닮았다고 느끼며 그 시절의 일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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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차: ’나’는 거래처와의 미팅을 위해 침대차를 타고, 같은 칸에 탄 노인의 울음소리를 듣는다. 그러다 능력은 있지만 알 수 없는 쓸쓸함을 지닌 상사 고타니를 떠올리고, 어린 시절 자기 집 창문에서 떨어져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지만 그 일로 사이가 소원해져 결국 차에서 떨어져 죽은 친구 가쓰노리, 그리고 그를 홀로 키웠던 할아버지를 차례로 떠올린다.
대체 무슨 생각에서 다미오 씨가 그런 말을 했는지, 그 후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저는 확실히 이 세상에는 사람의 혼을 빼가는 병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체력이라든가 정신력이라든가 하는 그런 표면적인 게 아닌 좀 더 깊은 곳에 있는 중요한 혼을 빼앗아가는 병을, 사람은 자신 안에 키우고 있는 게 아닐까, 절실하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병에 걸린 사람의 마음에는 이 소소기 바다의 그 한순간의 잔물결이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것으로 비칠지도 모릅니다. 봄도 한창이어서 짙은 초록으로 변한, 거칠어지기도 하고 잔잔해지기도 하는 소소기 바다의 모습을 저는 넋을 잃고 바라봅니다.
자 보세요, 또 빛나기 시작합니다. 바람과 해님이 섞이며 갑자기 저렇게 바다 한쪽이 빛나기 시작하는 겁니다. 어쩌면 당신도 그날 밤 레일 저편에서 저것과 비슷한 빛을 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시선을 주고 있으니 잔물결의 빛과 함께 상쾌한 소리까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이제 그곳만은 바다가 아닌,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부드럽고 평온한 일각처럼 생각되어 흔들흔들 다가가고 싶어집니다. 그렇지만 미쳐 날뛰는 소소기 바다의 본성을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잔물결이 바로 어둡고 차가운 심해의 입구라는 것을 깨닫고 제정신을 차릴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별도 달도 보이지 않았다. 정원석도, 도기로 된 의자도 보이지 않았다. 밤 벚꽃이 끊임없이 지고 있는 모습만이 마음에 스며들어, 뜨뜻미지근한 꽃비에 몸을 맡기고 있는 기분에 취해 있었다. 이층의 두 사람은 아마 이제 창가에서 떨어져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두 사람의 체취까지도 확실히 맡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야코는 그렇게 언제까지고 밤 벚꽃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이 스치고, 그 안에서 문득 보이는 것이 있었다. 아아, 이거구나, 하고 아야코는 생각해보았다. 대체 뭐가 이것인지 아야코로서도 분명히 알기는 어려웠지만, 그녀는 지금이라면 어떤 여자로도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떤 여자로도 될 수 있는 방법을, 오늘이 마지막인 꽃 안에서 일순 본 것인데, 그 아련한 기색은 밤 벚꽃에서 눈을 떼면 순식간에 형체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것이었다.
네 편의 작품 등장인물 모두 상실을 경험했다. 가까운 가족부터 과거에 묻혀있던 친구까지. 우리는 의외로 우리가 진정으로 무엇을 잃었는지를 잘 모른다.